
[뉴스서울] 해파랑길 강원 고성구간은 46코스부터 50코스까지 5개 코스이며 해파랑길의 마지막 구간이다.
강원도 고성군은 북쪽 고성군과 남쪽 간성군이 일제강점기인 1914년 ‘간성군’으로 통합되었다가 1919년 명칭을 ‘고성군’으로 바꾸는 등 변화를 겪다가 6.25전쟁 후 옛 간성군 영역인 남부지역은 대부분 수복하였으나 옛 고성군 영역인 북부지역은 북한지역으로 남아 있다.
현재는 남북한에 모두 ‘고성군’이 존재한다. 참고로 강원도 말고 경상남도에도 ‘고성군’이 있기는 하다.

해파랑길 46코스는 강원도 속초시 장사동 장사항에서 출발하여 고성군 토성면에 진입한 뒤 청간정, 아야진해변 등을 지나 죽왕면에 접어들어 능파대와 자작도 해변을 거쳐 삼포해수욕장까지 연결된 코스이며, 해파랑길 강원 고성구간의 첫번째 코스이다.
필자는 지난 1월 8일 서울경부고속버스터미널에서 아침 6시 30분에 출발하는 속초행 고속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오전 8시 50분에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서 속초 장사항까지는 택시로 이동하였고 장사항에서 오전 9시 10분경에 해파랑길 46코스 트레킹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원래 속초시 장사동은 1973년 이전까지는 고성군 토성면 장천리와 사진리였는데, 1973년 장천리와 사진리를 속초시에 편입하면서 두 개 리의 첫 글자를 따서 ‘장사동’으로 지명을 변경하였다.
속초시 장사항에서 북쪽 방향으로 10여분 걷다보니 “여기부터 금강산입니다. 금강산 고성군”이라는 안내판이 보였는데 그곳부터 강원도 고성군 영역이었다. 고성군 진입부분에는 지난 번에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아서 길이 많은 부분 얼어 있었고 응달에는 아직도 하얀 눈이 제법 남아 있었다.

필자는 고성군 토성면에 있는 카페거리와 용촌교를 지나 오전 9시 50분경 켄싱턴비치에 도착하였고 겨울 바다의 스산함과 여유로움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모래사장과 철썩이는 파도를 무심코 쳐다보았다.
다시 발걸음을 재개하여 오전 10시 조금 지나 강원 고성군 토성면의 중심부인 봉포항과 천진해변에 도착하였다. 이곳에는 경동대학교 캠퍼스가 있어서인지 유동인구가 제법 되었고 맛집 식당이나 숙박시설이 많았으며 거리가 젊고 활기찬 느낌이었다.

천진해변을 지나 오전 10시 45분경 설악산에서 발원하여 동해로 흐르는 천진천과 동해가 만나는 구릉 절벽 위에 있는 관동8경 중 하나인 '청간정(淸澗亭)'에 들렀다.
‘관동8경’은 관동지방 즉, 대관령 동쪽 강원도 지방의 이름난 8개의 경치가 뛰어난 곳을 말하는 것인데, 남쪽부터 평해 월송정, 울진 망양정, 삼척 죽서루, 강릉 경포대, 양양 낙산사, 간성(고성) 청간정, 고성 삼일포, 통천 총석정을 말한다.
이 중 ‘고성 삼일포’와 ‘통천 총석정’은 현재 북한지역에 있어 방문할 수 없고 관동팔경 중 여섯 곳만 방문 가능하다.

다만, ‘월송정’은 현재 울진군 평해읍에 있는데 1914년 이전에는 ‘울진군’과는 별도로 ‘평해군’이 독립된 군 단위였다가 1914년에 평해군이 울진군에 흡수되었다.
‘망양정’은 울진군 근남면에 있는데, ‘월송정’과 ‘망양정’이 있는 ‘울진군’은 과거에는 강원도 지역이었다가 1963년 경상북도에 편입되었다.
‘평해 월송정’은 해파랑길 24코스에, ‘울진 망양정’은 해파랑길 25코스에, ‘삼척 죽서루’는 해파랑길 32코스에, ‘강릉 경포대’는 해파랑길 39코스에, ‘양양 낙산사’는 해파랑길 44코스에 있으며, ‘간성(고성) 청간정’이 이번 해파랑길 46코스에 있었다.

‘청간정(淸澗亭)’은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청간리에 있으며 조선 중종 때인 16세기 전반에 청간정을 중수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서 그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뒤 청간정은 1884년 갑신정변 당시 불에 타버린 뒤 방치되었다가 1928년 재건하였고 1981년 해체, 복원하였다.
‘청간정(淸澗亭)’에는 현판이 2개 있는데 바깥쪽의 현판은 원래 우암 송시열이 썼다고 하나 유실되었고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가 청파 김형윤이 쓴 것이다. 안쪽의 현판은 이승만 대통령의 친필이다. 독립운동가와 쫓겨난 독재자의 글씨가 함께 있는 것이 시대의 아이러니를 잘 드러낸다고 할 것이다.

필자는 '청간정' 정자에 올라 옛 선현들의 발자취를 답습하면서 동해 바다의 넘실대는 파도와 남쪽 천진해안의 풍경에 침잠하였다.
그 뒤 필자는 청간정을 지나 북쪽 방향으로 걷기를 계속하였고 청간해변을 지나 오전 11시 20분경 최근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진 아야진항과 아야진해변에 머물렀는데, 마침 ‘아야진항’에서는 빠알간 홍게가 경매 중이어서 활기찬 홍게 경매 풍경을 한참 동안 지켜보았다.

다시 걷기를 계속하여 아야진해변을 지나 교암해변에 있는 고성8경 중 하나인 '천학정'에 들러 천학정 앞 동해 바다 풍경을 맘껏 몸으로 느낀 뒤 교암해수욕장을 거쳐 오후 12시경 죽왕면에 진입하였다.
죽왕면 맨 남쪽이 문암리인데, 죽왕면 문암리 문암해변에는 유명한 고성 '능파대'가 있다. '능파대'는 지질학적으로 '타포니(tafoni)' 라고 말하는데 해안 암벽 바위에 벌집처럼 구멍이 파인 지형을 말하는 것으로 독특한 지질 풍경으로 유명하다.

필자는 ‘능파대’의 독특한 절경을 감상한 뒤 백도해변과 자작도해변을 경유하여 오후 1시 13분경 해파랑길 46코스 종착점인 삼포해수욕장에 도착하여 해파랑길 46코스 트레킹을 완료하였다.
46코스 트레킹 거리는 15.94km 였고, 걸은 시간은 휴식시간을 포함하여 3시간 25분이 소요되었다.
# 걸은 코스 : 장사항(09:10) - 고성군 진입(09:18) - 속초카페거리(09:23) - 용촌교(09:34) - 청간정콘도(09:49) - 켄싱턴비치(09:52) - 봉포항(10:06) - 천진해변(10:20) - 청간정(10:45) - 청간해변(11:01) - 아야진해변 (11:24) - 천학정(11:54) - 교암해수욕장(12:09) - 능파대(12:15) - 백도해변(12:28) - 문암1리경로당(12:35) - 자작도해변(12:45) - 삼포해수욕장(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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